살아가는일들

2022년 초 중견조선업계의 난감한 상황

카르젝 2022. 4. 4. 17:48

역대급으로 호황인 해운업 및 LNG 선 수주등에 힘입어
빅3 물량은 꾸준히 터져나오고 있고
중견 조선업 역시 수년치 물량은 다 채워놓은 상황이긴
합니다만 내부를 파헤쳐보면
희망적인 사항만 있지는 않습니다.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최대한 간단하게 써보려 합니다.

1. 계약 연속성의 부재
일반적으로 선박 대금 지불은
10% x 4번에, 선박인도시 60%를 지불하는
헤비테일 방식이 보편화 된 상황입니다.

이러다 보니, 중간에 부족한 건조자금을
다른배의 계약자금을 땡겨서 써왔습니다.

이러던 도중 코로나가 터지며  갑작스레 계약이 뚝 떨어지게 된거죠. CASH FLOW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원자재 상승
1번 문제는 어째어째 넘어갑니다만
원자재 가격이 사악하게 상승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재 견적은 내어보고 선박 계약은 체결합니다만..
계약 체결 이후 자재 계약 기간에 텀이 발생할 수 밖에 없어
이 상승분은 조선소가 온전히 지게 됩니다.

3. RG선수금환급보증 발행 불가
1,2번의 문제를 타개할 방법은 하나입니다.
가격이 인상된 새로운 계약을 추가 체결하고 흑자전환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깁니다. 계약 체결 후 이 계약이 발효가
되려면,  RG, 즉 선수금 환급 보증이 발급되어야 하는데,

은행에서 보증수수료는 2배로 올렸으면서도
추가 보증은 해주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무리하게 마이너스 계약을 하면서,
RG가 발행 안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분명 마진이 남는 상황임에도  
RG발급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4. 생산인원 영업 경쟁
앞서 얘기했듯이,
조선 빅3(현대/대우/삼성) 물량이 갑자기 터지며,
생산인원(물량팀)을 대규모로 스카웃해갑니다.
이 뿐아니라, 일부 남아있었던 팀들은 육상건설현장으로
빠져나간지도 오래입니다.

생산/설계 역시 현재 대규모로 경력직 채용 중인 한 대기업 쪽으로 연쇄이동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이 대기업 인사이동이 끝나게 되면
나머지 기업 역시 순차적으로 연쇄 이동이 발생하겠죠

뭐 아무튼, 여기저기 어수선한 상황입니다.
또 어떻게 저떻게 버텨는 가겠습니다만
과연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싶습니다.

10년 15년만에 돌아온 조선업 호황..

물들어올때 노를 저어야,  
혹시 모를 새로울 불황에도 버틸수 있을 건데..

지금 상황에서는,
이 좋은 분위기가 정책적으로 금융적으로 우수한
중국쪽으로 다 넘어가 버릴 것 같은 분위기인지라
좀 갑갑한  마음이 넘칩니다 ㅠ

반응형